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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놀이 "강강술래" 여성의 연대와 공동체의 리듬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

by myshow 2025. 7. 25.

추석이 가까워지면 뉴스에 한 번쯤 등장하는 익숙한 장면이 있습니다. 수십 명의 여성이 둥글게 손을 잡고 달빛 아래 노래를 부르며 빙빙 도는 모습— 이것이 바로 강강술래입니다.


강강술래는 조선 시대의 전쟁 전략이자, 여성 중심 공동체의 힘을 상징하는 문화적 유산이기도 하죠.

그저 ‘빙글빙글 도는 놀이’로 알고 있었던 이 춤이 어떻게 역사와 여성, 군사, 공동체를 동시에 품게 되었는지, 지금부터 그 숨겨진 이야기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강강술래 공연

임진왜란과 강강술래, 춤이 된 군사 작전

강강술래의 유래는 16세기 말 임진왜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조선은 왜군의 침략에 맞서기 위한 방책을 강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무기나 병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조선 수군은 창의적인 전략을 고안해냅니다.

 

전라도 지역에서 이순신 장군은 달 밝은 보름날 밤, 여성들에게 흰옷을 입히고 산 위에서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게 했습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수많은 병사들이 진을 치고 훈련 중인 것처럼 보였고, 그 착시에 놀란 왜군은 섣불리 접근하지 못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전설로 넘기기 어려운 역사적 맥락을 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놀이가 전쟁 전략으로 활용되었다는 점, 그리고 그 주체가 여성들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의미를 지니죠.

강강술래는 춤이 아닌 공동체를 지키는 전략이자, ‘전선 밖의 여성들이 전쟁에 참여한 방식’이었던 셈입니다.

달빛아래 여성들의 공동체 춤 강강술래

여성의 연대와 공동체의 리듬

강강술래는 대부분 여성들만이 참여하는 춤입니다. 그들은 둥글게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 강강술래~’를 부르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마음을 맞춥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강강술래가 단지 유희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여성 공동체 내부의 연대와 소통의 방식으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존재였지만, 명절이나 마을 행사 때 모여 강강술래를 하며 집단적인 정체성과 힘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원형의 구조는 누구도 중심이 아니며, 모두가 동등하다는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위계보다는 **공동체적 평등성과 순환적 질서**를 내포하는 구조입니다.

강강술래는 마치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노래였고, 몸을 움직이는 치유이자 연대의 의식이기도 했습니다.

강강술래 공연

현대에서 다시 바라보는 강강술래의 가치

오늘날 강강술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되어 전통문화 교육이나 축제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전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메시지로 다시 해석될 필요가 있습니다.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보면 강강술래는 **여성만의 공간과 언어, 몸짓을 통해 이뤄지는 공동체적 주체성의 표현**입니다. 서로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둥글게 도는 행위는, 경쟁이 아닌 협력, 혼자가 아닌 함께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또한, ‘춤’과 ‘노래’라는 가장 원초적인 예술 형식을 통해 여성들은 억압된 감정을 발산하고, 슬픔을 털어내며, 기쁨을 공유해왔습니다.

강강술래

 

이제 강강술래는 과거의 민속놀이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상징으로, 여성 주체의 역사적 발언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달빛 아래 손을 잡고 하나가 되는 그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강강 수월래~~~ 강강 수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