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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천 암각화, 드디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by myshow 2025. 7. 12.

세계유산 등재 반구천의 암각화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이 바위에 새긴 그림이, 오늘날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공식 인정받았습니다. 2024년 9월, 한국 울산의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고고학적 유산이 아니라, 인류의 기억을 공유하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이 글에서는 반구천 암각화의 가치, 유네스코 등재의 의미,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지켜가야 할 과제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선사시대의 메시지, 반구천 암각화란?

반구천 암각화는 울산 울주군 반구천 일대의 바위 절벽에 새겨진 선사시대의 조각화입니다. 이 암각화에는 사슴, 호랑이, 고래, 사람, 사냥 장면 등 다양한 도상이 등장하며, 대략 7천 년 전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장 유명한 '반구대 암각화'는 이 일대에서 발견된 대표적인 유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 사냥 장면이 묘사된 것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반구천 암각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닌,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의 기록이자 예술이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형상화한 귀중한 유산입니다.

암각화는 글자가 없던 시대의 ‘기록 방식’이자 ‘의식 행위’로도 해석됩니다. 그림을 통해 공동체의 지식과 기억을 공유하고, 사냥의 성공이나 기원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던 것이죠. 그런 점에서 반구천 암각화는 오늘날 SNS보다 더 오래된 ‘집단적 커뮤니케이션’의 흔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구천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왜 중요한가?

2024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반구천 암각화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역사유산이 또 하나 늘어난 것일 뿐 아니라, 선사미술의 세계적 중요성이 새롭게 조명된 계기였습니다.

세계유산 등재는 단순한 ‘인증’이 아닙니다.
첫째, 보존의 책임이 따릅니다. 반구천 암각화는 그간 수몰 위기, 훼손, 기후 변화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국제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대상으로 공표된 것이죠.
둘째, 문화적 가시성이 높아집니다. 관광객, 학자, 예술가들이 전 세계에서 찾아오고, 지역 경제와 문화 교육에도 긍정적 파급력을 미칩니다.
셋째, 정체성 강화입니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를 되새길 수 있는 ‘기억의 장소’로서 암각화는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세계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반구천 암각화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연구, 보호 노력 끝에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첫째는 지속적인 보존관리입니다. 암각화는 습기, 물의 흐름, 미세한 균열 등으로 서서히 마모될 수 있습니다. 섬세한 모니터링 시스템과 전문 인력의 참여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며, 무분별한 접근은 철저히 제한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문화교육과 연계한 활용입니다. 반구천 일대에는 전시관과 해설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만, 더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암각화의 진짜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콘텐츠가 다양화되어야 합니다. 온라인 VR, 인터랙티브 콘텐츠, 어린이용 프로그램 등 접근성이 넓어질수록 문화유산은 살아 숨 쉬게 됩니다.

셋째는 국제적 교류 확대입니다. 전 세계 암각화 유산들과 비교 연구를 통해 공통의 가치를 발견하고, 국제 전시, 공동 학술조사 등을 통해 한국 문화의 깊이를 세계에 더 넓게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반구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단지 과거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모두가 공유해야 할 기억을 재확인하는 일입니다. 바위에 새긴 그림 하나가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예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왔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세계와 나눌 차례입니다.

반구천 암각화